- 저자: 전홍진
- 출판사: 한겨레출판
- 출판년도: 2023.07.21
어떤 사람들에게는 세상이 너무 복잡하게 느껴집니다 그들의 마음은 종종 미세한 감정의 변화에도 반응하며, 이는 때로 그들이 일상생활에서 힘겨움을 겪게 만듭니다 하지만, 우리 모두가 알아야 할 것은 이러한 예민함이 단점이 아니라 귀중한 재능 중 하나라는 것입니다 바로 이 점을 깊이 있게 탐색하는 '매우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상담소'를 오늘 여러분께 소개하려 합니다
매우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상담소 책소개
“예민함은 특별한 능력입니다”
‘매우 예민함’이라는 화두로 수십 만 독자를 사로잡은
정신의학 전문의 전홍진 교수의 3년만의 신작!
첫 책 《매우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책》으로 4대 서점 베스트셀러 종합 1위에 오르며 수십만 독자의 사랑을 받았던 전홍진 교수. 많은 독자의 성원에 힘입어 3년 만에 두 번째 책 《매우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상담소》를 출간했다. 이 책은 〈한겨레〉에 3년간 연재한 ‘예민과 둔감 사이’라는 상담 칼럼을 바탕으로 최근의 연구 성과들까지 담아낸 매우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실전 편’이다. 전작에서 매우 예민한 사람들의 특징과 예민성을 잘 극복한 사람들을 소개하는 데 집중했다면, 이번 책에서는 예민함에 관한 뇌과학과 정신의학적인 근거를 좀 더 세밀하게 더하고, ‘예민함을 나만의 능력으로 바꿔보는’ 실천법에 방점을 두었다. 또한 불안 편, 우울 편, 분노 편, 트라우마 편으로 나누어 41가지 상담 사례를 살펴보며 예민함과 얽힌 여러 감정들의 원인을 깊이 있게 분석한다.
‘타인과 눈을 못 마주치고 깜짝깜짝 잘 놀라는 여성’ ‘치매가 아니라는 치매 남편과 치매라는 우울증 아내’ ‘10만분의 1의 확률도 미리 걱정하는 사람’ ‘다른 사람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자 살아온 남성의 위기’ ‘가족의 갑작스러운 죽음 이후 찾아온 무기력증’ 등 다양한 연령대별 심리 문제들을 키워드를 통해 들여다보고 전문의로서 진단과 해결책을 상세히 들려준다. 또한 자신의 예민함의 정도가 궁금한 독자들을 위해 ‘나는 매우 예민한 사람일까’ 알아보는 자가진단법도 수록했다.
작가소개
줄거리
41가지 예민성 상담 사례
이 책의 1부 ‘불안편’에서는 외부 자극의 미묘한 차이를 잘 느껴 불안을 겪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예민한 사람들은 예민하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소리나 시각적인 부분에 훨씬 민감한데, 40대 영미씨 부부는 이러한 예를 잘 보여준다. 어린 시절부터 감성이 풍부하고 타인의 감정에 쉽게 동화되는 영미씨는 평소에도 감정기복이 심한 편인데, 완벽주의적이고 꼼꼼한 정식씨를 만나며 불안함이 무척 커지게 됐다. 정식씨는 집안이 조금이라도 어질러져 있으면 영미씨에게 소리를 지르곤 했는데, 어느 날 그 소리에 영미씨는 갑자기 숨 쉬기가 어렵고 심하게 어지러움을 느끼면서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뇌 MRI 검사상 아무 문제가 없었는데, 정신의학과 협진 결과 영미씨는 공황발작으로 진단받았다. 부부를 공통적으로 힘들게 하는 것은 ‘예민한 마음’ 때문이었다. 정식씨에게는 최대한 목소리를 낮추고 청결에 대한 집착을 줄이기 위해 특정시간 이외에는 청소를 하지 않도록 했다. 영미씨는 공황발작이 일어나면 바로 자리에 앉아서 눈을 감고 입을 다물고 천천히 복식호흡을 하면서 증상을 가라앉히고, 불안에 사로잡힐 일이 생기면 정식씨와 함께 밖으로 나가 즐거운 시간을 보내면서 신경을 분산시키도록 했다. 그 뒤 부부는 불필요한 긴장 때문에 소비되는 많은 에너지를 줄일 수 있었다.
2부 ‘우울편’에서는 타인에게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긴장하며 살아오다가, 우울증에 걸린 30대 강희씨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그는 좋은 대학을 나와 로스쿨을 졸업하고 유명한 로펌에 들어가 남부럽지 않은 삶을 살던 사람이었다. 그러다 어느 날 어렵게 입사한 회사를 그만두고 반년이 넘도록 혼자 사는 집에서 나가지도 않고 사람들을 피하며 지내게 되었다. 로펌에 근무하면서 이전에는 없었던 과도한 경쟁을 경험하게 된 것이 원인이었다. 강희씨처럼 학창시절 줄곧 선생님에게 칭찬받는 것에 익숙했던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과의 경쟁에서 뒤쳐진다는 느낌을 지속적으로 받으면 우울감이 생기기 쉽다. 강희씨에게는 ‘히스테리성 성격’ ‘양극성 우울증’ 등이 있었는데, 이로 인해 감정표현이 과장되고 주변의 관심을 받길 원하며, 이를 유지하기 위해 더욱 자신을 과장해 표현했던 것이다. 그는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 지금까지의 삶이 남에게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살아온 삶이라는 것을 인지하게 됐고, 무의식중에 타인의 마음에 들기 위해, 버림받지 않기 위해 지나치게 노력했던 날들을 되돌아보며 자신의 가치를 다시 발견해보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3부 ‘트라우마편’에서는 남들이 볼 때 이해가 안 되는 행동 뒤에 아픈 기억을 숨기고 있는 사연들을 들려준다. 영주씨는 50대 여성으로 혀가 심하게 아픈 증상 탓에 5년째 고생하고 있었는데, 이비인후과에서 진찰을 받아도 혀에는 이상이 없었고 뇌에도 아무 문제가 없었다. 그러다 정신건강의학과 진료 끝에 ‘정신병적 증상을 동반한 심한 우울증’과 ‘신체화 장애’ ‘감정표현불능증’으로 진단받았다. 알고 보니 부부는 5년 전에 큰 아픔을 겪었다. 착하고 모범적이던 큰아들이 갑자기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이다. 언젠가부터 아들은 학교도 그만두고 몇 개월을 자신의 방에서만 지냈는데, 영주씨가 방 좀 치우라며 야단을 치고 술병을 모두 버린 날 아들에게 사고가 난 것이다. 영주씨는 큰 충격에 아들이 계속 살아 있는 것처럼 행동했고, 참다못한 남편은 홧김에 “아들이 죽은 건 당신 탓”이라고 소리를 질렀다. 그때부터 영주씨는 아들에게 꾸지람을 했던 자신의 혀에 죄책감을 투사해 혀 마비 증상이 시작됐던 것이다. 정신의학 담당의사는 ‘심리부검’을 통해 영주씨가 아들의 죽음에 관련이 없다는 것을 밝혀냈고, 부부는 서로의 마음을 나누고 자살 유가족 자조모임에도 나가 도움을 받으며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있다.
4부 ‘분노편’에서는 자신 또는 타인을 향한 분노에 대해 들여다본다. 저자는 분노라는 감정은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바라보는 관점이 중요하며, 타인이 나를 낮춰 보거나 무시하면 자존심에 상처를 입고 분노가 생긴다고 말한다. 20대 청년인 동주씨는 회사에서 선임들과 같이 있으면 무척 불편하고 조금이라도 권위적인 분위기를 느끼면 바로 회사를 그만두곤 했는데, 지속적으로 이유 없는 무기력감, 우울감, 분노감을 느껴 정신의학과 진료를 받게 됐다. 그는 어린 시절 학교 선생님과 부모님에게 들었던 폭언으로 인해, 성인이 된 지금도 사람들과 함께 일을 하게 되면 무의식에 있던 분노가 수면 위로 떠올라 윗사람과 동료에게 과거의 분노를 재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동주씨는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자신의 어린시절에 대한 분노에서 자유로워지려고 노력했고, 담당의사가 ‘안전기지’ 역할을 해주면서 조금씩 마음이 편안해지게 되었다.
“예민함을 나만의 능력으로 만들어보자”
예민해서 방전되는 사람 vs 예민함을 잘 활용하는 사람
저자에 따르면 매우 예민한 사람들이 보는 세상은 “고성능 카메라와 마이크를 장착하고 매우 복잡한 프로그램이 많이 설치된 컴퓨터”와 같다. 예민한 사람들은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고, 듣지 못하는 것을 듣기 때문에 ‘아이디어 뱅크’인 경우가 많다. 이러한 특성은 패션이나 디자인, 광고 등 섬세한 능력이 필요한 분야에 탁월한 역량을 보이기도 한다. 또한 타인의 감정을 잘 캐치하고 꼼꼼하고 세심하며, 다른 사람에게 폐를 끼치는 것을 무척 싫어하기 때문에 회사 생할에서도 장점이 될 수 있다. 스스로 자신의 예민성을 잘 다루고 조절한다면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5부 ‘예민함을 나만의 장점으로 만들어보자’에는 예민성을 섬세함으로 바꾸는 법,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법, 안전기지를 만드는 법, 좋은 생활 리듬을 만드는 법, 나쁜 기억을 끊어내는 법 등 일상생활에서 혼자 간단히 해볼 수 있는 구체적인 해결책이 가득하다. 부록으로 수록된 ‘나만의 좋은 자동적 사고를 만들어보자’ ‘좋은 생활습관을 만드는 방법’ ‘체계적 탈감작법 훈련’ ‘정신운동속도 테스트’ 등도 예민성을 조절하는 데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저자는 이러한 아이디어도 에너지가 남아 있어야 실천할 수 있는데 모든 것에 지나치게 예민하게 반응하면 뇌가 과부하에 걸려 우울증·공황장애·광장공포증 등의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고 설명한다. ‘예민해서 방전되는 사람’이 아닌 ‘예민함을 잘 활용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 유의해야 할 대목이다.
자신과 가족, 타인의 예민성을 이해하면
세상을 보는 시각을 넓힐 수 있다
저자는 ‘치매’ ‘탈모증’ ‘자폐 스펙트럼 장애’ ‘말더듬증’ ‘다이어트약 부작용’ ‘환청’ 환자 등 남다른 사연을 지닌 이들도 소개한다. 또한 개인의 심리 문제와 더불어 ‘돌봄’ ‘자살 유가족’ ‘노인 소외’ ‘직장 내 괴롭힘’ ‘은둔형 외톨이’ 등 ‘사회적 예민성’ 문제도 다양하게 톺아보는데 여기에서 예민성 연구를 확장한 전문의로서의 깊은 통찰이 드러난다. 나와 타인이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과도하게 외형적인 것에 집착하거나, 정상성만을 좇는 사회구조로 인해 개인의 심리적인 문제가 심화된다는 것이다. 심리적인 문제가 생겼을 때 치료를 받으려는 개인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사회적으로도 개개인이 인격체로 존중받을 권리를 함께 돌보아야 하며, 집단의 목표를 위해 더 이상 개인의 마음을 희생하는 사회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끝없이 예민한 감각을 요구하면서도 예민성이 높으면 살아가기 힘든 사회, 그 속에서 어떻게 나를 안전하게 돌볼 수 있는지 이 책에서 그 답을 구할 수 있을 것이다.
책이 여러분의 생각과 감저어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각자의 고유성과 차별성을 인정하고 받아드리는 것은 어렵지만 중요합니다. 우리 모두가 자신의 감수성과 장점을 발견하고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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